경상도를 떠나온 지도 어언 20년이 넘어 사투리가 가물가물하던 중에 인터넷에서 발견한 경상도사투리 능력고사에 응시해 보았습니다. 문제는 악랄했습니다. 곳곳에 함정들이 배치되어 있더군요. 경상도 출신의 경상도사투리 능력고사 유쾌한 정답 및 해설풀이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정답 및 해설풀이
빈칸에 들어갈 대답은 "아니"가 맞겠죠? 하지만 경상도식 대화에서는 한 번 반문하고 대답하는 스타일이 있는데요. 그 스타일을 따르면 "어? 아니" 이렇게 됩니다. 또한 경상도에서 '어'의 역할은 대명사, 명사, 조사, 감탄사, 동사의 역할을 대신하기에 어떤 문장에서든 사용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답은 3번입니다. 이 문장에서는 '어? 아니'를 '어어어'로 대신한 것인데요. 사실 이 문제는 해설풀이를 하기 정말 힘드네요. 그냥 그런 거라서...
"가가가 가! "의 의미는 '성이 가씨인 사람이 가!'란 뜻입니다. 정답은 4번입니다. 이런 문장도 쉽게 쓰이지 않는 표현인데요. 가씨 성은 현재 한국 인구 비율 112위에 랭크되어 있어 주변에서 찾기가 힘듭니다. 예전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가득염 선수가 많이 들었을 법한 말이겠네요.
경상도에서 숫자 2는 강하게 알파벳 e는 약하게 발음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답은 5번입니다. 왜 그렇게 발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영어보다는 구구단을 먼저 배우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감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발음할지 궁금하네요.
화자는 여주인공의 부모님이나 오빠, 언니, 베프가 될 수 있겠네요. 분명한 것은 완벽한 네이티브 스피커라는 점입니다. 위의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고 얘야.. 뭐 한다고 질질 울면서 방구석에 맨날 앉아 있니? 네가 그렇게 하니까 그 녀석이 그러지. 네가 안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뭐 한다고 그렇게 하겠니. 그 녀석 거지 같던데 똑바로 정리하고 그런 놈은 생각에서 지우고 얼른 잊어버려. 정말 별로야. 그 녀석 아니라도 잘생기고 매력 있는 애들 쌔고 쌨어.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 추잡하게 그게 뭐 하는 짓이니 신경 쓰이게. 나한테 한 번만 잡히면 그냥 바로 어디에 떨어뜨려서 엉덩이를 걷어 찰 테니깐 이제 그만 질질 눈물을 흘리지 말아 줘. 울만큼 울었잖아... 그러므로 정답은 3번입니다. 수학 선생님이셨네요.
기출자는 정답이 2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1번이 정답이 될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자면 상대방에게 한 번 물어봤는데 잘 못 들었을 경우 억양이 2번에서 1번으로 변합니다. 또는 감정적으로 격앙되었거나 흥분 상태일 때는 대부분의 경상도 의문형은 급격한 억양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경상도사투리의 매력인 운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므로 이 문제는 적적한 출제가 아닙니다.
'뭐 먹었어?'는 '뭐 묵었노?' , '뭐 물어보는 거야?'는 '머라카노?', '뭐 묻었어?'는 '뭐 무친나?'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정답은 1번입니다.
6번 문항 설명을 참조하세요. 정답은 4번입니다.
1번은 '크면 사나들 후리고 돌댕기겠네.' 2번은 '울 아 배가 산만하노?' 3번은 애비다 = 야위다. 정확한 표현입니다. 정답.
4번은 '아 뱁은 메기나?' 로 표현되겠습니다.
9번 문항은 보너스 문제인데요. 경상도사투리를 몰라도 버스에서 할 수 있는 말은 3번뿐입니다. 이 문제를 틀리신 분은 경상도에 대한 편견이 있으시거나 상황인지능력이 조금 낮으실 수 있습니다. 저 표현은 실제 경상도에서 버스를 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정감 있는 표현입니다.
1번 문항 해설을 참조하세요. 정답은 3번입니다.
1번 정구지는 부추이고요. 2번 찌짐은 전입니다. 3번 아래는 이틀 전이라는 뜻이고요. 4번 조졌다는 순수 표준어가 되겠습니다.
위 문장은 경상도 중에서도 대구 경북지역에서 자주 쓰는 사투리로써 필자의 외가가 대구가 아니었다면 맞추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저에게 자주 하시던 말씀이네요. 정답은 2번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저한테 자주 하시는 말씀이네요. 정답은 4번입니다.
사실 헐빈하다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들어본 기억이 없어서 아마 고대 경상도사투리의 한 종류인 것 같네요. 시그럽다는 자두나 귤, 레몬등을 먹을 때 자주 쓰는 표현으로 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봤을 때 생각했습니다. '출제자가 문제 내는 게 힘들었구나' 정말 대충 만든 문제인데요. 경상도에서 주차에 '뿔'이나 '삘'이 붙으면 차다라는 뜻이 됩니다. 게다가 주차뿔라에서 '주'는 띄어쓰기가 되어있지 않지만 사실 부사의 역할을 하는데요. 대략 '세게'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이게 왜 정답이냐며 자꾸 물어봐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라고 했더니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곳이 없다길래 귀찮아서 쓰게 된 글입니다. 이제 경상도사투리 능력고사 2회를 쓰러 가야겠네요. 여러분의 경상도사투리 능력 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경상도사투리 능력고사 2회 상세한 정답 및 해설풀이
경상도사투리 능력고사 1회를 통과하고 2회 시험에 나서봅니다.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아니까 문제를 봤을 때 당황스럽진 않더라고요. 그럼 1회에 이어 제2회 경상도사투리 능력고사 상세한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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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사투리 능력고사 상세한 정답 및 해설풀이
충청도사투리는 경상도사투리나 전라도사투리에 비해 강렬한 인상을 주진 않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요. 충청도사투리 능력고사는 문제를 통해 츤데레한 충청도 생활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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